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 것 같다.

참고로 유안타 증권 면접은 삐리리뽀옹이 20년도 상반기에 봤던 면접이다.

 

----------------------------------------------------------

 

유안타 증권 자소서를 쓸 당시의 삐리리뽀옹은 ibk 듀오에게 두들겨맞은 상태라 자괴감이 상당했다.

(왜 그랬는지는 앞의 글들을 보면 아실 수 있다.)

 

금융 ptsd로 인해 "다시는 금융권에 발도 들이지 않겠노라..." 다짐했던 삐리리뽀옹...

농담이고 붙여만주면 전재산이 들어있던 삼성증권 계좌를 그대로 폐기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유안타증권에 자소서를 쓰기 시작했다.

 

하... 양은냄비의 전사 삐리리뽀옹.. 얼마 쓰지도 못하고 카페에서 지쳐갔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왜이렇게 금융권 자소서는 힘들까...

(사실 개발 경험과 비개발(금융) 경험이 둘 다 꽤 있었는데, 뭘 더 어필해야하는지도 잘 몰랐고 찾아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삐리리뽀옹이 누구인가?

어떻게든 되겠지! 마인드 하나로 살아온 isfp 의 삐리리뽀옹 아니었던가!

"그래.. 넌 내가 지킨다..." 소중한 삼성증권 계좌에게 한마디 건네고 어김없이 대충 자소서를 제출한다.

 

결과는 자소서 합격!

아마 경제학전공자라 붙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얼기설기 1차 면접을 보게 된 삐리리뽀옹...

지난 패배들의 아픔을 되새기고 예상 질문까지 작성하며 이번만큼은 진짜 열심히 준비한다.

 

1차 면접은 실무 면접으로 화상면접이었다.

훗.. 난 이미 11번가에서 화상 면접을 경험해봤다굿..! 그때 깨진 뚝배기를 기필코 이어붙이리라...!

예상 질문 리스트를 검토하고... 미리미리 새하얀 샤쓰도 입어두고... 머리카락도 한올한올 오와열을 맞춰본다.

열정을 너무 빨리 썼나.. 면접까지 시간이 좀 남았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져버린 삐리리뽀옹은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야 만다.

 

정신차리기 위해 샤쓰를 벗어던지고 팔굽혀펴기를 해버린 삐리리뽀옹...

대충 정신만 차리고 그만뒀어야하는데 땀이 나고 얼굴이 시뻘개질 정도가 됐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면접까지는 10분 정도 남았기 때문에, 호흡 가다듬고 다시 용모단정하게 세팅하면 된다..!

 

하지만 운동이 끝나자마자 울리는 카카오 페이스톡!

뭐지 엄만가? 하고 "아들 면접 봐야되니까 끊어!" 라며 역정을 내려던 순간...

모르는 이름이다...! 면접인가...!

아니 10분이나 남았는데 왜 벌써...!

 

하지만 이미 닥쳐버린 일... 벨소리는 계속 울리고 삐리리뽀옹은 부리나케 샤쓰를 입는다.

모든 뽀옹의 세포들은... 내 거친 호흡과... 불안한 땀방울과... 허둥대며 단추를 헛잠그는 손가락 탓에 보라색 고구마가 돼버린 지 오래였다.

마지막 단추를 잠그며 허겁지겁 페이스톡을 받은 삐리리뽀옹.

휴대폰 화면에 보이는 세 명의 면접관을 보고 "아 시X..." 탄식했다.

 

하지만 30분 동안 진행됐던 면접은 다행히도 초반에만 좀 긴장하고 나머지는 잘 대답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럴 수 있던 이유는 (화상 면접이었기에 가능한) only 빤스 하체로 내 뜨거운 열정...! 아니 열기를 일부 식힐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농담이고 그냥 달달 외워둔 1분 자기소개를 하면서 호흡 정리하고, 고민하는 척 얼굴에 손 대서 땀 닦고 했던 게 컸던 것 같다.

질문 자체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 다행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에게만 그랬던 걸 수도 있지만 대부분 금융권 it 면접의 질문들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적어도 개발 지식적으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금융권과 it 서비스 면접 비교 글을 써볼 수도 있겠다)

 

삐리리뽀옹은 그렇게 1차 면접도 여차저차 합격하게 되고 마지막 2차 면접을 보게 된다.

2차 면접은 전화 면접이었다.

매일 다짐하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이번엔 진짜 깔끔하게 준비했고 면접 직전 헛짓거리도 안 했다.

너무 완벽하게 준비했던 탓일까... 이럴 때 인생 최고의 밍밍한 면접을 보게 된다.

결혼 승낙 받으러 여자친구 집에 인사를 가면 이런 느낌일까...

"넵 형제는 없구요, 저희 아버지는 뭘 하시구 어머니는 뭘 하십니다. 본가는 어디구요, 호롤롤로!"

15분 동안 저런 소리만 하고 끝났다.

마지막에 "딸내미를 제게 주십쇼 장인어른" 할 뻔했다.

농담이고 그렇게 2차 면접도 붙게 됐다.

 

잉? 근데 갑자기 최종 면접이 한 번 더 남았다더라.

근데 형식상 면접이지 대표님이었나? 여튼 높은 분이랑 간담회같은 자리라고 하셔서 크게 부담없이 갔는데..

최종 합격자 4명이 들어갔는데 한명씩 취미를 물어보시더니.. 취미가 시 쓰기라고 대답한 사람한테 시를 지어보라고 하셨다..

와 또 당했다... '내 취미는 티레이더 배틀이에요'라고 해야지 생각하는 순간 대표님이 대만에 있는 어머니와 관련된 시를 읊어주셨다.(참고로 티레이더 배틀은 유안타증권의 주식 관련 게임이다)

이런 게 ceo 의 빌드업인가.. 또 하나 배운 삐리리뽀옹. 나머지 최종 간담회 내용은 기억이 안 나므로 더 적지는 않겠다.

 

이렇게 최종 합격하게 된 삐리리뽀옹.

하지만 자소서 쓸 때의 마음과는 다르게 달콤한 회사들 전형이 아직 남아 최종 입사를 고민하다 결국 포기하게 된다...

 

결국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생각하지만 당시 입사 포기하고 좌절하며 흘렸던 내적 눈물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그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써보도록 하겠다..

 

유안타 면접을 통해 배운 것은..

1. 면접 전에는 함부로 딴짓하지 말자!

2. 면접 예상 질문 리스트는 정말 중요하다! 다양한 시각으로 자소서를 바라보며 작성해보도록 하자

 

회사 적응하기 바빠 블로그 관리를 잘 못했습니다...

 

------------------------------------------------

 

ibk 형제에게 뼈아픈 패배를 맞이한 삐리리뽀옹...

 

그날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ibk 기업은행 면접 때 입은 츄리닝을 입고, 아침 일찍 일어나 코딩테스트와 면접을 준비하게 된다..

 

그 결과, 어찌어찌 11번가의 코딩테스트를 뚫고 1차 면접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참고로 코딩테스트는 2문제 정도 나왔고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절치부심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면접 준비를 했는데 알고 보니 sw 개발이 아닌 System Engineer 직군에 지원했던 것.

 

원서 쓸 때부터 사실 불합이 정해져 있던(그렇게 믿고 싶다) 도전... 하지만 기적은 기대가 없을 때 일어난다.

 

11번가의 면접은 화상 면접으로 진행됐고, pt 면접과 기술 면접으로 진행됐다.

 

pt 면접은 주제를 주고 40분인가? 50분인가? 준비 시간을 거쳐 10~15분 정도 발표를 했던 것 같다. 발표가 끝나면 바로 발표 질문 + 자소서, 기술 등 질문을 했다.

 

내가 받았던 주제는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대충 하루만 트래픽이 확 늘어나는 이벤트가 있는데 이때 서버 트래픽을 어떻게 관리할 거냐 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인프라 지원자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문제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문제가 주어지자마자 밥 아저씨에 빙의한 삐리리뽀옹. 일필휘지로 a4 용지에 무수히 많은 서버를 그리기 시작했다...

 

 

무한의 서버를 그린 이유...

 

삐리리뽀옹의 해답은 용산 전자상가에서 남는 서버를 단 하루만 빌려다 쓰는 것...!

 

 

은 농담이고, 사실 클라우드 가상 서버를 일시적으로 여러대를 사용하자는 의도로 그런 식으로 그렸다.

 

L4 스위치의 존재조차 알리 없던 삐리리뽀옹...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들었던 네트워크 수업 내용을 끄집어내어 서버들 앞에 라우터 하나를 그리고 그 많은 서버들과 1:N 연결을 해버린다.

 

 

대망의 발표 시간..

 

자신의 떨리는 목소리를 1과 0의 디지털 신호로 바꿀 수 있어 다행이라는 엉터리 생각을 하며 발표를 마친 삐리리뽀옹...

그래도 발표를 끝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는 삐리리뽀옹에게 면접관님은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다.

"인프라 서버에 대해 하나도 모르시는 것 같네요."

 

 

이전 면접들에서는 실력 때문이 아니라 예의와 개념이 없어 떨어진 거라고 믿고 싶던 삐리리뽀옹에게 면접관님의 이 한마디는 삐리리뽀옹의 마지막 자존감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하지만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쓰는 법...ㅎㅎ

그래... 난 삐리리뽀옹... 이런 때야말로 불타오르는 면접자지...

이어지는 자소서 및 기술 질문에서 아직 봉인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전세를 뒤집겠다 마음먹는다.

 

30분 정도 시간이 지난 후, 거의 모든 질문에 두루치기를 당한 채 여지없이 쓰러져버린 삐리리뽀옹...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쓰는 게 아니라 배추를 셀 때도 쓰는 거였구나.. 깨달음을 얻은 삐리리뽀옹은 면접은 포기하고 면접관님께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면접 더 잘 볼 수 있을까요?" 질문하게 된다.

 

면접관님은 "면접이 취업 컨설팅처럼 되어버렸네요.. 하하.." 하시면서  진심어린 걱정과 조언을 해주셨다...

 

죄송하게도 그때의 조언은 지금 다 잊어버렸지만, 당시에는 아주 감명받고 어떻게 it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던 것 같다...

 

츄리닝에 밟힌 첫 번째 취업 도전... 아침 새소리에 찢긴 두 번째 취업 도전...

 

세 번째 도전은 실력으로 깔리며 11번가 1차 면접 광탈로 마무리짓게 된다...

 

11번가 면접에서 얻은 교훈

1. 원서 쓸 때는 아무 직무나 막 쓰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직무를 쓰자...

2. 인프라(서버고 네트워크고)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만으로는 힘들다. 추가적인 공부가 필수적이다!

 

 

 

ibk 기업은행 면접에서 뼈아픈 패배를 맞은 삐리리뽀옹은 다음 취업 도전에 앞서 ibk 시스템에 원서를 넣었다..

 

돈보다는 개발 커리어에 더 욕심이 있었기에 기업은행보다는 기업은행의 개발을 담당하는 ibk 시스템이 오히려 더 맞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게으름으로 자소서 작성을 미루던 삐리리뽀옹은 여차저차 밤 새워 자소서를 내고... 운좋게 필기시험도 통과하고... 코딩테스트를 보게 되었다..

 

한참 알고리즘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하고 있던 터라 전날 밤에 약간 설렘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속세에 떠드는 말 중에 따듯한 햇살과 새 지저귐에 깬다면 지각이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지각이었다.. 8시 45분까지였는데 8시에 일어난 것이다..(면접장까지 네이버지도 상 50분 정도 걸렸었다..)

 

부리나케 일어나서 초스피드로 대충 씻고 옷을 입었다..

코테 보는 데 쓸데없이 왜 비캐 복장으로 오라고 했는지 투덜대면서 준비를 마치고 뛰쳐나갔다..

초조한 택시 속에서 죄송하지만 기사님을 보채고 보채서 8시 55분 정도에 들어가게 되었다..

 

엥?

 

대기실에 6명밖에 없었다..

뭐가 이상했다...

대기실이 있는 것도 신기한데 6명밖에 없다니..

 

알고보니... 코테가 아니고 1차 기술 면접이었다... ㅎㅎ

 

이건 뭐 멍청한 스스로에게 화낼 새도 없이 도축장으로 끌려갔다...

 

면접은 3대6... 다행이도 내가 맨 마지막 처형이었다..

 

앞사람들 질문 답변할 동안 시뮬레이션 돌리면서 살려고 발버둥쳐댔다...

 

기억에 남는 질문은 "가장 자신 있는 언어가 뭐에요?" 였는데 "c++입니다 ㅎㅎ"라고 대답했던 거였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별 상관 없는 답변이었는데 당시 면접이 끝나고서는 거의 자바만 쓰는 si 회사 면접에서 c도 아닌 c++이 주언어라고 했다고..? 하면서 자책했었다..ㅠㅠ

(이거 말고도 otp 업체에서 인턴 했었습니다 해놓고 otp가 뭐냐니까 모르겠다고 했다거나... ㅎㅎ)

 

여튼 그렇게 내 두 번째 면접은 끝났다...

 

두 번의 기업은행과의 연을 끊어버리고 자책하며 지내던 중에 어이없게도 1차 면접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헐 대박 싶었지만 우연히 얻은 이 기회를 절대 날리지 말자고 다짐했다..

 

지난 면접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날 밤까지 최종 면접 안내사항을 확인하고... 면접 준비도 나름 열심히 하고... 마지막으로 면접을 위해 빌린 양복을 벽에 잘 걸어둔 채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잠들었다...

 

 

그리고...

 

 

또 짹짹 소리를 들었다 ㅎㅎ

 

이번에는 8시 25분에 눈을 떴다...(면접 시간은 또 9시였다)

 

이건 뭐 세상 어이가 없어도 ㅋㅋㅋㅋ

 

빤스바람으로 바로 뛰쳐나가도 도저히 도착할 수 없는 시간이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면접 담당자분께 일이 생겨서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전화드리고...

 

울지는 않았지만 한참을 자괴감을 만끽하며 지냈다...

 

이렇게 내 3번의 면접은...

1. 츄리닝...

2. 지각 및 면접보는 줄도 모름...

3. 늦잠으로 불참...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ㅎㅎㅎ

 

다시 생각해도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만학도 나이에 저렇게 면접을 다 망쳐대니 죽고 싶었지만 어찌어찌 하다보니 방법은 찾게 되더라...

혹시 이글을 보는 분들 중에 취업하다 자괴감을 느끼는 분이 계시다면... 나같은 놈도 결국 취업은 한다는 사실을 보고 힘내주시기 바랍니다..ㅠㅠ

 

여튼 이 면접에서 내가 느낀 건...!

 

1. 알람은 무조건 크게!

2. 휴대폰 무음은 절대 하면 안 된다!

3. 면접 안내사항 확실하게 확인하기!

 

 

첫 이야기를 기업은행 면접에서 광탈한 썰로 시작해보려 한다..

 

삐리리뽀옹은 2019년까지(막학기) 중요한 프로젝트 두 개를 동시에 진행하던 터라 제대로 된 취업 준비를 2020년 상반기부터 시작했다.

 

그래도 경험삼아 몇몇 기업에 원서를 넣어보기는 했는데 그중 하나가 ibk 기업은행이었다...(그때의 나는 금융권 개발자를 꿈꿨다)

 

당시 기은 채용 과정은 일반적인 채용과정과 비슷하게 서류 -> 필기 시험 -> 1차 면접 -> 2차 면접 으로 진행되었는데, 경제학전공빨이 있어서 그런지 운좋게 필기 시험까지 뚫게 됐다.

 

근데 이 1차 면접은 1박2일 합숙 면접으로 진행되는데 나름 바쁜 일이 많던 삐리리뽀옹으로서는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괜시리 토끼 세 마리를 한꺼번에 잡으려다가(사실 토끼가 아니라 호랭이었다) 다 놓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토끼 헌터 삐리리뽀옹은 결국 면접 응시를 결심했고, isfp답게 단 하나의 대비 없이 면접을 보러 갔다.(혹시나 하는 마음 반, 경험이라도 쌓자는 마음 반이었다..)

 

약 200여명의 지원자들이 충주 연수원의 대강당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든 지원자가 모이고 준비가 되자 기은의 굉장히 높아 보이시는 분이 단풍이 왜 붉어지는지를 우리의 청춘과 연관지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isfp답게 나는 겉으로는 박수를 치며 속으로는 면접관들이 떨어트린 나같이 힘없는 단풍은 결국 짓밟힌다고 생각했다..

 

여차저차 짐을 풀고 첫 과정을 시작했다.

첫 과정은 약 2시간 가량 진행되는 몸풀기 체육대회같은 거였다..

잉...? 뭔 개발자랑 행원 뽑는 면접에서 체육대회를 시키지...?

굉장히 얼탱이 없었지만 isfp는 결코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토끼 헌터는 누구보다 즐겁게 체육대회를 끝마쳤다.

 

체육대회가 끝나자 안내자분이 "숙소에 돌아가 원한다면 옷 갈아입고 다음 면접에 참석해라.. 그냥 체육대회 복장 그대로 와도 상관 없다.." 라고 말해주셨기에... 난 별 생각 없이 쑥색 반팔에 추리닝 바지... 그리고 바람막이 하나 걸치고 면접장에 갔다..

그 말을 믿다니... 안내자분도 겉과 속이 다른 isfp였음이 분명하다.

2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모두 최소 비캐였고 나 혼자 추리닝차림이었다 ㅋㅋㅋ

백로 노는 데 까마귀 한 마리가 껴버렸다...

(사실 실제로는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는데... 당시 첫 면접이었던 터라 이미 내 토끼는 저 멀리 도망가버렸다고 생각했다..)

 

이후 협상 면접, 기술 면접, 마인드맵?같은 면접 등등 여러가지 면접이 있었는데 한 가지도 빠짐없이 다 고꾸라졌다...

얼마나 고꾸라졌냐면 첫날 저녁에 연수원 내 당구장 이용 가능하냐고 질문했다가 빠꾸도 먹었다... 그리고 도저히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나중에는 옆 지원자랑 다음 면접을 대기하면서 노트에 오목을 둘 정도였다...(그분도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

 

뭐 여튼 삐리리뽀옹의 첫 면접은 그렇게 어떤 단풍보다 빠르게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이 면접으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 내가 떨어진 것은 절대 옷차림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 면접 내용은 보안상 자세히 기술할 수 없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팀 토의 면접은 여전히 어렵지만 다른 면접들은(특히 기술면접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어려운 면접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근데 이걸 버벅대고 제대로 대답을 못하니까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내 길 잃은 대답에 배드민턴 치다 온 옷차림까지 더해져 면접관님이 더 빠른 탈락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했을 수도 있다...ㅎㅎ 

 

2.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사실 체육대회 이후 두세개의 면접 과정에서 난 내 탈락을 결정지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확실하긴 했는데 굳이 내가 그걸 결정하고 포기했어야 하나? 생각이 든다. 내가 망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면 더 좋은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 관심 없는 혹은 안 될 거라 생각하는 면접도 봐야 한다.

 나중에 면접을 연습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면접 연습과 실제 면접은 차원이 다르다.. 만약 내가 기은 면접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다른 중요한 면접에서 이 실수들을 반복했을 수도 있다.. 또한 면접마다 질문, 환경, 분위기 등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실제로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봐야 한다..

 

 

이런 것들을 배우며... 다음 면접에서는 더 잘하자고... 마음 먹었다...

 

나는 비전공자(경제학과)에서 네카라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한 삐리리뽀옹이다.

 

삐리리가 취업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경험들을 기록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까먹을 것 같아서 블로그에 적어본다.

 

일단 스펙은 다음과 같다.

 

1. 서울 중위권 대학 경제학전공, 컴퓨터공학 복수전공

2. 총 평점 3.84

3. 경제학과 스펙

  - 전공 평점 3.91

  - 교내 학술제 최우수상

  - 한국은행 통화정책경시대회 예선 탈락

  - 매경TEST 우수

4. 컴퓨터공학과 스펙

  - 전공 평점 3.84

  - 졸업전시회 대상

  - 정보처리학회 추계학술대회 동상

  - 연구실 활동 6개월

  - 소프트웨어공학 조교

  - 정보처리기사

  - SQLD

5. 공통 스펙

  - 토익스피킹 lv6

  - 컴활2급

  - 워드 1급

  - 음악 동아리 5년

  - 수학 과외 5년

 

나는 컴퓨터에 관련해서는 엑셀만 좀 쓸 줄 아는 일자무식 비전공자에서 개발자의 커리큘럼?을 쌓기 위해 꽤 오랜 시간(학부 3년 반, 취준 1년 반)을 들였다.

25살 하반기부터 시작해서 29살 직전까지 컴퓨터공학과 정규 커리큘럼을 처음부터 그대로 따라갔으니까 사실 취업 당시에는 비전공자라고 말하기 조금 그럴 수도 있다..

이건 나름 비전공자는 실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제거하고 싶어서 늦더라도 정석 루트를 따라갔던 거였는데 그만한 실력이 쌓였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덜 놀고 처음부터 빡세게 해서 취업해서 더 배우면 좋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ㅠㅠ)

 

공부한 내용이나 공부 방법같은 건 나중에 기회되면 적어보기로 하고 일단은 시간 날 때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겪었던 나름 힘들었던 혹은 보람찼던 경험들을 기록해두고자 한다..

10월 25일에 2020년도 하반기 SK C&C 코딩테스트를 치뤘다.

 

총 4문제(알고리즘 3문제, SQL 1문제)가 나왔다.

 

난이도는 상당히 쉬웠다고들 한다. (내 체감 난이도 : 2단계)

 

하지만 나는 SQL을 정말 오랜만에 접해서 빨리 풀어야 할 SQL 문제에 시간을 오래 들이고 심지어 맞게 풀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내 풀이 기준 1번은 우선순위 큐, 2번은 단순 구현, 3번은 BFS+완전탐색으로 풀 수 있었다.

 

1, 2번은 잘 푼 것 같은데 3번을 풀기 직전에 배탈이 나서 주어진 테케는 통과시켰지만 제대로된 검토와 최적화는 못 하고 제출해버렸다.

조지아 커피를 한번에 많이 마시면 안 된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

 

집에서 문제 복기하면서 보니 1, 2번은 괜찮았지만 3번은  메모리 사용을 정말 비효율적으로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코드 가독성도 엉망이었다..

일단 내 생각으로는 BFS와 완전탐색으로 풀었지만 완전탐색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N개의 라이더와 N개의 상품을 매치시키며 최소 비용을 찾아야하는데 N명의 라이더에서 상품으로의 거리가 각각 다르길래 배탈나서 정신도 없고 그냥 완탐으로 풀었다. (N이 10 이하이기도 해서 급한 마음에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복기하면서 생각해보니 최악의 경우에 10!이니까 연산이 엄청 크긴 할 것 같다... 거기다 BFS 8x8 보드에 20번 돌리는 것까지 하면(이건 상대적으로 얼마 안되지만) 아마 모든 테케를 통과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방법도 당장 생각나지 않는다..ㅎㅎ

 

이번 코테를 계기로 느낀 점은 두 가지다.

 

1. 커피 천천히 조금씩 마시기.

2. SQL 공부하기.

 

+ Recent posts